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07/06/13 00:36

영화를 보고..
오랜만에 좋은 영화 한 편을 봤다. 승민이가 강추를 해준 영화라서 지체할 것 없이 바로 봤는데, 보고 나니 다른 분들에게도 강추를 해주고 싶은영화다.
국제화시대이긴 하지만, 이미 세계 경제가 달러화로 돌아가고, 세계인이 예수를 믿고, 세계 공용어가 영어가 되어버린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무한한 경제력과 홍보력으로 귀에 닳듯이 이야기 해주는 유대인에 대한 나치의 횡포같은 식상한 이야기 보다는 우리나라나 아일랜드 같이 이런 힘 없는 민족의 숨겨진 이야기가 더 흥미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의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일까,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에 와 닿았고 조마조마했다. 마지막에 형인 테디가 동생인 데이미언에게 사격을 가하는 장면에서는 눈물까지 찔끔했다.
데이미언은 의사 일자리를 구하고 런던으로 가던길에, 영국군대의 횡포와 아일랜드 동포들의 핍박을 접하게 된다. 런던행을 포기하고 데이미언은 친형 테디와 동네 젊은이들을 모아서 독립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독립운동 중 아일랜드와 영국은 마침내 평화조약을 맺게된다.
하지만 이 조약은 불평등조약이자. 아일랜드 일부지역만 적용되는 조약이였다.
여기서 데이미언은 이건 평화조약이 아니라며 나머지 자유도 되찾자는 이상강경파로 가게 되고, 형 테디는 아직은 우리가 힘이 적으니 이걸로라도 만족하고 힘을 길러서 나중에라도 독립을 하자는 쪽으로 갈라진다. 이로서 형제간에 대립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치색이 강한 영화는 실제로 사회에서 할 수 없는 깊은 곳 까지 이야기 해준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리며 많은 식민지를 거느리던 세상에서 가장 폭력적인 국가 영국을 상대로 두 형제는 하나가 되어 아일랜드를 지켜낸다. 하지만 이후 협정에서의 노선이 갈리고 생각이 다르면 죽음뿐이라는 잔혹한 메세지를 전해준다.
아일랜드는 잉글랜드 본토에서 앵글로섹슨족에게 쫓겨난 켈트족들이 사는 섬이였다. 켈트족의 대부분은 천주교 신자였다. 아일랜드의 반항이 극심해지자 영국은 이를 무마하기 위해서 아일랜드 내에 개신교(성공회)신자들을 북 아일랜드로 강제 이주시키고 여론을 무마하고자 했다. 이후로도 아일랜드는 치열한 투쟁끝에 영국에게서 아일랜드를 독립시키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개신교신자가 반 이상을 차지하는 북 아일랜드는 여전히 영국에 소속되어 있는 상태. 북 아일랜드 까지 찾기 위해서 계속적 투쟁을 하지만 무력투쟁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인 것을 파악하고 현재까지도 정치적인 투쟁으로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가슴 아픈 비밀이 담겨있는 나라.
우리가 북한과 대립관계이듯..
이들 역시, 자치, 독립, 영국과의 합병을 놓고..
가슴 아픈 대립을 계속하고 있는 나라다...
명대사 명장면

영국군이 너희를 보면 또 잡아서 죽이려고 할 거야.
로리! 언덕길을 넘어 오면서 우리 모습을 봤나?
못봤으면, 넌 네 신발코에 쓰러져 죽은거야.
진흙 길을 걸으면서 그깟 신발을 더럽히지 않으려다가 말야
시체에 신겨진 신발은 깨끗하겠지?

데이미언의 대사
(고문당해 쓰러져 있는 테디를 보며)
이 사람은 평생동안 내 형이에요.
(고문실에 대기하고 있는 영국군 장교를 향해)
난 아일랜드 공화국 군인이다. 정치범으로 대우해주길 요구한다.
넌 사람을 등뒤에서 쏘는 깡패새끼야.
아니 틀렸다. 난 민주주의자다.
지난 선거에서 신 페인이 105석 중 73석으로 승리했다.
우리의 요구는 대영제국으로부터 아일랜드 공화국의 분리 독립이다.
민주적인 결정이다.
당신네 정부, 우리 국회를 억압하고, 우리 신문을 금지하는 정부.
당신이 여기 있는 것 자체가 범죄야 외국을 점령한 거라구.
민주주의를 위해 내가 뭘 해야하는 지 말해보라구.
다시 700년을 통치하라고 다른 뺨을 내밀까?
내 나라에서 나가!!
내 나라에서 나가라구!

(총살 당하기 전 유서를 달라고 하는 데이미언)
- 데이미언
네 편지를 줘, 크리스.. 네, 편지를 달라고, 크리스
- 크리스
뭐라고 써야할지 모르겠더라구. 엄만 읽을줄도 모르시고....
그냥 사랑한다고만 전해줘... 내가 묻힌 곳도 알려줘..
(오랫동안 함께 했던 친한 동네 동생을 쏴야한다는 심정에 ,데이미언은 한 동안 근처를 빙빙 돌며 괴로워하다가..)
- 크리스
약속해줘, 데이미언, 날 저사람(방금 전 총살 당한 사람 우리나라로 치면 친일파쯤 되는..) 옆에 묻지 않겠다고, 교회말야.. 올라오는 길에 있는거 기억나?
테디에게 미안하다고 전해줘.. 난 단지 무서웠어, 데이미언

사랑하는 시네이드
난 이전쟁에 말려들지 않으려 했지만, 말려들었지
지금은 벗어나고 싶어도 그러질 못해.
우린 참 이상한 존재야, 우리 자신에게 마저도...
난 널 가슴에 소중히 간직할게
너의 몸과 마음을, 최후의 순간까지 말야
언젠가 네가 자식들에겐 자유를 맛보게 해주고 싶다했지?
그 날 이후로 나도 기도했어, 시네이드
하지만 그날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오래 걸릴 것 같아 걱정이야.
언젠가 단이 내게 하신 말이있는데, 난 항상 그 말과 싸워왔어.
그가 말하길, "네가 싸우는 상대를 알기는 쉽지만, 네가 왜 싸우는지는 알기 어렵다."
지금은 알 것 같아. 그리고 그게 날 강하게 해.
이제, 테디를 보살펴 줘
난 내심 두려워
형은 이미 죽었어
시계가 째깍 거릴때마다
네 심장박동이 느껴지는거라 상상해.
네가 내 목에 걸어준 메달을 가지고 있는데, 가슴이 떨려와
이것도 네게 용기를 줄거야.
안녕, 시네이드.. 널 사랑해.. 그리고 항상 사랑할게..



형제간의 마지막 대사..
테디 - 아직 늦지 않았어...
데이미언 - 내가? 아님 형이?
여기선 나도 울고 마는 장면..
무엇이 형제간에 총을 겨누게 만들었나.......
마음은 원하지 않지만 동생을 쏴야했던 테디의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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